대덕의 역사문화

허수아비

카테고리
운명/팔자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57
허수아비
줄거리 : 허수의 아비가 후처의 등쌀에 못 이겨 일곱 살 된 딸 허수를 산 속 깊은 데 버렸는데 허수는 근처 동네 부잣집에서 곱게 잘 컸다. 십 년쯤 세월이 흐른 뒤 허수의 아비는 후처도 가 버리고 혼자 허수를 찾아다니다가 마침내 허수를 찾았으나 딸에게 차마 자기가 아버지라는 내색을 못 했다. 마침 나라에서 새 잘 보는 예쁜 처녀를 골라 왕비를 삼는다는 공문이 있었는데 허수도 거기 뽑혔다. 허수아비는 허수가 새 보는 논에 가서 벙거지를 쓰고 팔을 벌리고 서 있었는데 그렇게 해서 허수가 일등을 하고 왕비가 되어 잘 살았다.
허수애비 전설인데 어느 산골에서 두 내우(내외)가 살었대. 두 내우가 살았는데 인저 딸을 하나 났거든. 딸을 하나 났는데 딸이 이름이 허수여. 허순데 인저 그래서 인저 딸이 한 일곱 살인가 먹었을 적에 어머이가 죽었어. 그래 아버지하고 같이 살다가 인저 혼자 못 살겄어서 저기 새 어머이를 하나 얻었는데 그 새 어머이가 죽 살더니 허수를 버리든지 그러지 않으면 자기가 나가겄다고 자꾸 그러더래.
그래 그럭할 수가 없다고 해도 그냥 그러면 자기가 나가겄다고 그래서 인저 헐 수 없어서 인저 아버지가 마누라가 나간대니까 어떡해? 그래서 아이를 인저,
"아빠 나무하러 가는데 따라갈래?" 따라가자고. 그래 따라가서 데리고 갔는데. 그래 기-잎은 산속에 가 갖고 아빠가 허수를 데리고 깊은 산골로 가 가지고서 높은 한 저마-안큼 높은 데 그 저기를 거 벼랑같은 데 꽃이 많이 더 피잖어? 진달래 같은 거. 그러니까 저-기 가서 저 꽃을 좀 따 가지고 오라고. 내가 여기서 지킨다고. 그러니까 허수가 그냥,
"아빠 가면 안 돼."
"안 간다."고.
"그러면 꼭 있어야 돼."
서로 인제 부탁을 하고. 꽃을 따러 갔어. 가서 꽃을 따 가지고 와 보니까 아버이가 없어. 갔어. 그거 띠(떼어) 놀라고. 그래서 그 아버이가 없으니까 그냥,
"앙앙앙, 으째 아버지가 없나?"
온산을 댕기고. 그래도 아버지가 없더랴. 그래서 그러다 날은 점점 저물고. 그냐-앙 애는 아버지를 불러 쌓고. 그냥 그래도 한참 돼도 아버지는 안 나오고.
어디꺼정 갔는지 어디꺼지 갔는지 점점 동네가 하나 나와. 근데 애 우는소리가 나거든? 그런께 동네 사람들이 자다가 듣고 짐승 우는소린지 알고 그랬는데 가만히 들어보니께 짐승 우는소리는 아녀. 그래 한 집에서 좀 있는 집인데 아이가 귀한 집이네. 그래서 그 집에서,
'암만 해도 짐승 우는소리는 아니다. 밤중에 나가봐야 한다.'고 나가 보니까 허수가 그렇게 울고 있어. 온데 피투성이로. 사방 그렇게 뛰어 댕깄으니 오죽해? 그래 피투성이로 울고 있는 아이가 있어. 그래서 인저 그 사람들이 데려다가 그냥 잘 씻기고 밥을 멕이고 그렇게 해 가지고 거기서 길렀어. 그 집이서 인저 길렀어. 공부도 시기고. 그런데 그렇게 참 무럭무럭 잘 자라고 아주 이뻐 그렇게.
그래 가지고 인저 길렀는데 한 십 년 저기 됐는데 옛날에는 무슨 새 잘 보는 사람이 있으면 동네마동(마다) 몇 동네마동 아이를 몇 이렇게 뽑아 가지고 인물 있는 처녀들을 뽑아 가지고 새 보는 걸 시켰어. 나라에서 시켰는데 그래서 젤 일등 하는 사람은 저 뭐 왕비로 삼겄다고 그렇게. 그래 인제 그렇게 뽑아 가지고 하는데. 인저 차차로 그 날이 와. 아, 그 날이 오기 전이구나. 그 날이 오기 전이여.
그 집에서 클제 그 날이 오기 전에 즈이 아버지가 인저 좀 살다가 또 새엄마가 나갔어. 그래 놓고도 무슨 트집을 못 잡었나 나갔어. 그런께 인저 아버지가 새엄마도 없고 저 혼자 아녀? 그런께 인저 그 때서 인저 한 십 년 거진 돼 가지고 그 때서 인저 허수 생각이 나는 겨. 참 안 됐다 싶어서. 그래서 그 산에 가서 허수를 찾는 겨.
"허수야! 허수야!" 하미 헤매고 찾어. 그래도 십 년이나 가까웠는데 어디 있어? 없지! 그런디 그렇게 인저 허수를 찾다가 그렁저렁 날이 저물어서 가까운 동네를 찾어 갔어. 그랬더니 거기 바로 허수 있는 동네여. 그래 갔으니까 혼자 몸띵이로 어떡혀? 인저 밥 얻어먹으러 갔어. 밥을 얻어먹고 동네 댕기면서 얻어먹었는데.
한 집을 가니까 그렇게 부잣집인데 그냥 밥을 하-안 숟가락을 퍼주고. 그 딸이여! 그래서 잘 먹고. 그 다음에 인저 거기서 먹구서 그렇게 인저 공문이 돌았어. 나라에서 이쁜 처녀 찾아서 새 보는 저기(일)를 나라에서 시킨다 하는 공문이 돌았어. 그래서 그 사람이 안 떠나고 거기 있었어.
그러니까 또 며칠만에 가니까 또 밥을 하-안 그릇을 퍼주구서 그래서 그래 밥 퍼줄 때 불러 가지고 나 좀 보자고 해 가지고,
"몇 살이지?" 이러니까 열 여섯 살이라고 그러더래. 그래서,
"그러냐?"
'우리 허수도 지금쯤 그 나이 됐는데.' 그러고 있다가,
"이름이 뭐지?" 그러니까 허수라 그라더래.
이름을 물어 보니까. 그래서 인저 알았지. 자기 혼자 추측하다가. 그래 가지고 뽑아서 나라에서 그런다는 소문을 듣구선 그 사람도 그 동네 사람한테 물어 보니까 걔도 뽑혔더래. 인자 그 날을 받아 놨는데 그 날까지 있는 거야, 즈이 아빠가.
그래 가지구는 그 날이 비로소 왔어. 그런데 어디 어디 구역이 있을 거 아냐? 허수 보는 데 따로 있고 또 딴 사람 보는 데 따로 있고. 그러는데 그냥 그 날이 드디어 왔는데 허수 새 보는 데 거기 가 가주고는 그냥 가운데다 돌짝을 놓고 저기 용서하라고. 애비를 용서하라고. 마지막 너한테 할 일은 이것밖에 없다면서. 그 새 쫓던 저기에다가 돌을 놓고 그 위에 올라서서 그냥 곰방대 하나 물고 짚벙거질 쓰구서 그 위에 올라서서 팔을 쭉 펼치고 있었어.
그렇게 했더니 그 허수가 일등을 했어. 그 사람들이 조사를 해 보니까 어떻게 일등을 했나 조사를 해 보니까 그 즈이 아버이가 그렇게 그래서 일등을 했어. 그래서 인저 그 저기(왕비)가 돼 가지고 잘 살었대.
- 중리동. 미상(여, 8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