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실패한 나 장군

카테고리
운명/팔자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37
실패한 나 장군
줄거리 : 나 장군이라는 사람이 크게 될 기회가 있었으나 이를 놓치는 바람에 결국 성공한 장군이 되지 못했다.
아 여기 대덕구 목상동에 우리나라 나씨가 살았는데, 나 장군이라고 있어. 근데 나이가 한 옛날로 말하면 한 삼십 먹어야 노총각이라고 하지? 노총각인데 힘은 장사인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뒷동산에 가서 이렇게 올라가 보니께, 저 앞에서 뭐가 부글부글 끓더니 뭐가 벌건 놈이 탁 뛰어 올라오거든.
그래 뭔가 하고서는 하루는 백사장에 가서 구댕이를 파고 있은게, 이렇게 보니께 부글부글 끓더니 벌건 용마가 뛰어오거든. 그래 불근 나와서는,
"내 임자가 여기 있다."고는 말이 이렇게 쭘푸둥하거든. 그래 이놈을 굴레를 짜서 꺼올리니께, 끌고 와 보니께, 그 뭐 무용지물이지?
그래서 말을 타고서는 계룡산으로 갔어. 계룡산으로 들어가서는 요리 넘어다 본께루 불이 빤짝 빤짝 하더랴. 그래서 거기를 가보니께루 조그마한 기와집이 있는데 어여쁜 처녀가 나오거든. 각시가. 그래 거기서 하리 저녁을 잤어. 자고서러 나니께,
"우리 저 영갬이 저 며느리하고 저 지리산에 와서 우리 어머이를 잡아갔는디 여기에서 본께 호랭이가 있다."고 그 웬수 갚아야 된다고 한께 어디서 꿍 하더랴. 노루를 한 마리 잡아다 놓아서 푸 놔났어.
"어 누구냐?"고. 여자가 하는 말이,
"우리 사촌 오라버니라."고.
"아 그러냐?"고 그렇다고.
"우리 어머이를 잡아먹은 호랭이 웬수를 갚으러 왔는데 잘 됐다."고 그래 고기를 죽 베끼서 술을 한 동 갖다놓고서 먹으라고. 먹은 겨. 먹고서 나니께루,
"부모 원수를 갚아야 되니께 올라가서 호랭이 굴에 가서러 '백호야' 하면 큰 호랭이가 나온다는 것이여. 저놈 잡아라 한 가지만 하라."
는 기여. 큰 호랭이가 '백호야' 하니게루 큰 호랭이가 나오는디, 근디 기침이 되서러 '저놈 잡아라' 소리가 못 나오는 것이여.
"왜 그 저놈 잡아라 소리를 안 했느냐?"고,
"아 내가 꼭 할려고 하는데 날이 밝았다."고.
"그러면 내일 꼭 하라."고. 그래 하룻저녁이 지나고 또 못하겠어. 기침이 돼서 또 못하겄어.
"왜 못하느냐?"고.
"아 금방 또 할려고 하니께루 그냥 날이 밝았다." 고.
"내일은 꼭 해야지. 안 하면 내일 기한인디 내일 지나면 저놈도 없어지고 나도 어머니 웬수를 못 갚을 테니께 꼭 하라."고 그런께 안하면 죽게 생겼은께 또 하더랴. 그래서 저놈 잡아라 속으로라도 하는 기여. 그러니께 호랭이가 돌아다보니 칼로 꾹 찔러 죽였어.
"엣다. 이거 우리 어머이 원수를 갚았다. 집에를 가자."고. 가면서 하는 얘기가 그 장수하는 얘기가,
"당신 땜이 우리 어머니 웬수를 갚았은께, 이 처녀가 참 엄청이 이쁘더랴. 이 여자를 데리고 갈라느냐, 나를 따라 지리산으로 갈라느냐?"
아 그래 이 사람이 가만 생각해 본께 이 여자가 얼매나 이쁘든지 맘이 끌려 지리산에 갈 수가 있어야지.
"아 나 이 여자하고 산다."고 그라니께,
"그럭하라."고 그래 나가본께 처녀고 집이고 지 랄이고 아무 것도 없거든. 그때 그거 떠볼라고 그라는 긴디. 따라간다고 했으면 큰 장사로 성공할 낀디. 그냥 장수도 없어져 버렸지. 아가씨도 없어져 버렸지. 허탈한 마음으로 그 이튿날 아침에 말을 타고 집이를 와 보니께 허탈하단 말이여. 어느 날인가 봄날에 아지랭은 아질렁하고, 종달새는 종알종알 하는디. 날은 따뜻하고 뒷산으로 올라가서 저 불무산, 그 부모산이라고 있어. 거기를 쳐다보니게,
"에이, 일생에 기회를 놓쳤으니께 소용없다." 이렇게 생각하고서,
"너 용마야 들어라. 저기 저 부모산을 보고서는 활을 쏠 티니께 그거 떨어지기 전에 니가 가야지. 만약에 화살 떡 떨어진 뒤에 니가 가면 내가 목을 친다."고. 그란께 아 그래 활을 빵 쏘니께 달려가서 보니께 활이 떨어진 데가 없거든 그래,
"남자, 남자일언 중천금이라."고 모가지를 탁 치고 난께 말 대가리에 화살이 딱 꽂히뎌랴. 그러이 이래저래 실패 아녀? 그래 성공 못하고 죽었댜.
- 석봉동 2동. 오희중(남, 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