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산지기 집의 제사 다시 지내기

카테고리
제사/혼령/도깨비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54
산지기 집의 제사 다시 지내기
줄거리 :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한 선비가 한 집에 머물면서 제사 지내는 광경을 목격하고 죽은 조상도 살던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 제사를 지내면 제사상을 편하게 받지 못한다고 일러주었다. 이후 그 집의 죽은 조상도 제사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자신도 그 덕에 과거에 급제하게 되었다.
그 전의 한 사람은 글공부를, 한문공부를 많이 배웠어. 근디 서울에서 과거를 보러 간다고 나왔는디. 가다가 본게 해가 다 되었어. 근디 가다가 본게 어떤 기와집이 있거든. 그래 그 기와집을 찾아가서 저녁에 여기 좀 자고 갑시다. 그런게 들어오라고 그래서 그 집에 가서 들어가서 그 사랑에 가서 안겄은게. 저녁을 갖다 줘서 저녁을 잘 먹고 안겄는데.
한참, 점도록 걸어 왔은게 피곤해서 잼이 들어서 잼을 실컷 잤어. 자고, 한숨 자고 요렇게 깨 가지고 본게 그 옆에 방에서 불이 뺀 허이 써 졌는디, 그 방이서 자꾸 뭔 소리가 나. 그래서 이 사람이 샛문 있는 디 가서 요렇게 틈새이로 들이다 본게, 아 그 방에서 제사를 지내는디 여 제사상을 걸게 채려 놓고 있는디 본게 사람이 뺑 돌리 안겄는데, 옛날 노인들이. 아 점잖으이 옷입은 분들이 뺑 돌아 안거 가지고는 그 음식을 막 맛있게 먹어. 막 요렇게 본게.
근디 그 옆에가 피랭이 쓴 놈이 하나가 있는디, 피랭이 쓴 놈이 요리 넘어다보다가 그 상에 그 사람들 먹는 것을 요렇게 먹어다 보다가, 요 사람들이 요렇게 고개를 추켜들면 그 뒤에 가 안거서 숨어 버리고 자꾸 그러거든. 그래서,
'어떤 일인고? 저 사람은 왜 저러는고?'
그 피랭이 쓴 놈은 상놈이란 말이여. 그래 인자 갓 쓰고 두루매기 입고 온 놈들은 양반이고. 근디 그 사람들이 막 맛있게 먹다가 그 피랭이 쓴 놈이 그 뒤로 넘어다보고 있다가 그 사람들이 요리 고개를 추키 들면 뒤에 가 가만히 안거 부리고. 그 피랭이 쓴 놈이 안거 버리고. 그래 그 사람들은 그 음식을 맛있기 먹는디 피랭이 쓴 놈은 아무 것도 못 얻어먹고 뒤에서 넘어다보다가 그 사람들이 일어나면 놀래 가지고 뒤에 가 안겄고. 숨어 버리고.
그 사람이 가만히 본게 제사를 지내는 모냥인디 그 귀신들이 와 가지고 시방 그 음식을 먹는단 말이여. 근디 그 피랭이 쓴 놈은 상놈 귀신, 상놈 귀신. 그래서 '참 묘하다' 허고는 구경을 하다가.
날이 다 새서 제사 인자 끝났어. 끝났는디 그 주인이 그 음식을 채리 가지고 왔어. 손님한테 와서 대접을 하거든. 그래서 그 음식을 얻어먹고 주인을 보고,
"오늘 저녁에 제사를 지낸 것이오?"
그렇다고.
"그러면 어떤 분 제사를 지냈느냐?" 그런게,
"우리 아버지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가 뭣을 했냐?"
"아무것도 안허고 가난하게 살고 그랬습니다."
"그러면 시방 요 집이 누구 집이냐?" 하고 물어본게,
"요 뒤에 묘이 있잖아요? 그런디 내가 산지기 노릇을 해요. 그래 요집이 와서 삼서 이 뒤에 묘도 베 주고 또 제사도 지내 주고 그렇게 하고 여기 와서 살고 있소."
"그려? 그러면 오늘 저녁에 제사가 누 제사여?"
"우리 아버지 제사여."
"그려? 그러면 너 엊저녁에 제사 지낸 거 헛제사 지냈어. 전부 여기 저 묘 임자 집 임자 귀신들이 와서 전부 먹고, 너거 아버지는 아무것도 못 얻어먹고 (청자:참!) 아무것도 못 얻어먹고 그냥 갔어. 그런게로 제사를 새로 지내라. 너그 아버지는 아무것도 못 얻어먹고 아무것도 못 얻어먹고 그냥 갔어. 그런게로 제사를 새로 지내라. 근디 요집이서 지내지 말고 너거 살던 집이 여기 동네 있냐?"고,
"내가 살던 집이 요 밑이 있는디 여기 와서 산지기 노릇을 함서 우리가 이사를 요리 와서 요렇게 삼서 지냈소."
"그러면 너거 아버지 제사를 헛 제사를 지냈은게 날을 받아 가지고 요 밑에 비워 논 너거집이 가서 거 가서 일찍 가서 방 치우고 방에 불도 넣고 음식 장만허고 그래 가지고 거 가서 날 받아 가지고 너거 아버지 제사를 지내라. 글 안허면 안된다."
"아이구, 예. 아이구 선생님이 갈쳐 줘서 고맙습니다. 그러면 그리야 겄습니다."
그러고 날 샌 뒤에 아침 얻어먹고,
"나는 과거를 보러 가는 사람이여. 그런게 나는 지금 떠난게 내 말 꼭 명심허고 지내여."
"예."
그래 대답허고 있는디 이 사람은 아침 얻어먹고 그 집에서 서울로 과거 보러 올라가는디. 그래 얼매 모퉁이를 딱 지나간게, 한 모퉁이를 지나간게, 엊저녁에 방에서 디리다 본게 피랭이 치고 있는 놈이 그 질 가상에서 나와 가지고는,
"선배님, 봅시다." 하면서 질에서 엎대 가지고 그 과거보러 간 사람헌테 막 큰절을 올리고 있어. 질에서. 그래,
"니가 누구냐?'
"예. 제가 엊저녁에 선생님이 자던 그 집 산지기 아버지여. 내가 산지기 아버진디 엊저녁이 내 제삿날인디 내가 제삿밥을 먹으러 갔더니 그 집주인 귀신들이 전부 와 가지고 거가 안거서 먹는디, 나는 상놈이 되야서 그 자리에 같이 앉지도 못허고 그래서 나는 뒤에서 넘어다보다가 왔습니다. 근디 선생님이 내 소원을 풀어줘서 내가 우리 아들이 제사를 새리 지내면 내가 잘 얻어먹게 생겨서 내 소원을 풀어줘서 감사합니다. 그런게 해서 선생님을 만나 볼라고 여까지 왔습니다."
그래 거서 큰절을 올리고,
"그려? 그러면 나는 지금 과거를 보러 가는 중이다." 근게,
"예. 내가 선생님 은공을 갚아야 되는디, 내가 선생님을 따라 가서 그 과거를 보는데 내가 선생님을, 선생님 은공을 갚겠습니다."
"그려? 그러면 고맙구나."
그러고는 한쿤에 갔어. 과거를 보러. 한쿤에 가 본게 막 선비들이 많이 모여 갖고 글을 막 사방에서 짓고 야단인디. 들어가서 요리 살펴본게 어디서 선비들이 모여 가지고는 글을 그리 가지고는 앞에다가 막, 쌓아 놓고 글을 읽고 거기서 그래쌌는디.
그 피랭이 쓴 놈이 앞에 가서, 그 글 잘 지논 놈 그 사람 거를 빼 와 가지고 이 양반을 줌서, 이 과거 보러 가는 사람한테 줌서,
"선생님, 요놈 가지면 오늘 벼슬을 틀림없이 할 것이오."
그리 귀신이니 요리 가져와도 몰라. 그 사람들이. 안 비인게. 그래 그날 거 가서 귀신이 은공을 갚는다고 거 가서 그 벼슬을 좋은 놈을 했어. 그래 가지고 고향에 내려가서 벼슬해 가지고 호화찬란하이 자손만대 잘 살고. 그래 요 귀신은 그 뒤부터서 저거 살던 집에 가서 제사를 걸게 지내서 거 가서 잘 얻어먹고. 다음에는 그 사람이 산지기 집이서 제사를 안 지내고 저거 살던 집이 가서 제삿날이면 가 가지고 저거 어머이 아버지 제사를 꼭 지내고 그랬어. 그래 귀신도 남의 집에서 제사를 지내면 잘 못 얻어먹어. 근게 내 집이라야 돼. 그래야 활발하이 잘 얻어먹지. (청자:활발하지) 귀신도 죄진 거 같고 그렇댜. 그 집 귀신들한테 치여 가지고. 끝났어.
- 와동 현대아파트 경로당. 이정의(남,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