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암 도깨비와 수 도깨비

카테고리
제사/혼령/도깨비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55
암 도깨비와 수 도깨비
줄거리 : 암도깨비 들린 사람과 수도깨비 들린 사람을 보았는데 수도깨비 들린 사람은 쉽게 나았는데 암도깨비 들린 사람은 낫지 않고 그렇게 살다가 죽는 걸 보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이모네 집 앞이 이렇게 응달인디. 우리 사는디가 후미져. 12시나 되었나 비가 부실 부실 오는디. 아니 이상하게 그 산밑이 눈이 있는디, 끄덕끄덕 칙칙칙칙 불을 흘리면서 가. (청자:칠칠 흘려) 칠칠칠 흘리면서 가는디 그 끄트머리쯤 산밑이 가 갖고, 난 둘이 미치는 걸 봤어. 둘이. (청자:둘이?) 응. 미치더라구.
근디 그 뒤로 그 집으로 그기 들어 가더라구. 그 끄덕끄덕 칙칙칙칙, 그 전이는 문을 열어 놓고 자잖어? 얘들 할아버지를 깨운게,
"도깨비불이 아무 거시기네 집에 가네." 그라니께,
"도깨비불이 어디 있느냐?"
그래. 아 저 보라고 영 안 나와 봐. 근디 거기 가면 끄트머리 집이 있는디, 아 난데없이 그밤에 어디 갔다 오더라구. 오더니 그냥 난리가 났어. 난리가 났으이 이웃에서 구경을 가잖어? 갔는디 뒤에 감나무가 큰 기 있어. 아카시아 나무 그 전에는 삐죽삐죽 치잖어?
아 이놈이 강가 어디서 놀고 오더만은 나무, 감나무로 올라 가더라는구먼. 그래 거기 올라 가서 소리를 지르더라구.
"내가 날라 보래?"
그래 '날으라 날으라' 그런게 아 확 떨어지는 거여. 앞으러다가.
"아이구, 야단났네. 큰일났네. 큰일났네. 터졌네."
가 보니게는 하나도 안 다쳤어. 마당에다 똑 떨어졌는디, 동네 사람들이 와갖고 아무 거시기 왜 그러냐 왜 그러냐 그럭하다가.
아주 오래되어 갔는디 그 끄트머리 집 또 한 집이 있어요. 애들하고 있는디,
"아무 거시기 아버지, 아무거시기 아버지, 난리 났어. 가봐."
"왜 그러나?"
자는 사람들을 깨워 가지고 왔어. 자기 남편을 깨워 갖고 왔는디. 암도깨비 숫도깨비가 있는디 이거는 숫도깨비가 붙은 기여. 숫도깨비가 드리고, 불을 끄덕거리고 또 그 집이로 가더라구. 그 집이루 가는디 마누라가 데리고 왔어.
"왜 그러냐?" 하니께 침을 내도록 뱉더랴. 섰는디. 그랬는디 그 놈은 암도깨비가 들리고 이 놈은 수도깨비가 들리고 그렇게 했어. 숫도깨비 들린 놈은 지 랄을 막 하고.
이 이튿날 앵겨 보니깨 암도깨비 들린 놈은 저 구석찌기 가마때기 이런 걸 하나 깔고 가만히 앉아 가지고, 여자가 장사를 가는디 장사도 못 가게하고 여편네만 못 전디게 볶는다네. (조사자:암도깨비 들리먼요?) 응. 여자를 꼼짝을 못 허게 허고 애들한테는 개지 랄을 허고 그런대. 그놈은.
할 수 없은게 이집도 굿을 허고 저집이도 굿을 허고 난리가 나네 인저. 양쪽에 도깨비가 들렸는데. 암도깨비가 들린 놈, 숫도깨비가 들린 놈, 양짝이서 날을 받아 굿을 하는디.
이 숫도깨비 들린 놈은 나섰어. 근디 형님, 그 암도깨비 들린 놈은 안 떨어지대? 암도깨비는 안 떨어져.
이럭하더라구 치다가서,
"니 성이 뭐여?" 하면, 김가여 김가여 하더라구, 숫도깨비 들린 놈은. 숫도깨비 들린 놈은 말이여. 밤낮 사흘 해서 고쳤는디. 암도깨비 들린 놈은 영 안 떨어져. 그걸 끝을 못 내고서루 놓쳐서 도망을 갔어. 도망을 갔는데 밤에 찾을 수가 있어? 그래서 붙잡아서 등에 허수애비를 지우고서,
"그게 누구냐?"고 하면 저이 여편네랴. '너 업은 게 누구냐'고 툭 때리면 저이 마누라라네. 허새비가. 너 성은 뭐냐고 하면, 연간데 김가라고 혀. 못 낫구고서는 할수없이 방에다 저런 데다 밧줄로 짜매 놓고 이런 오줌 구댕이가 있어, 그 전에는. 그런데 가서 디밀어 놓고서는 밥만 주면 그 밥 먹고 거기다 똥 누구, 그 밥 먹고 거기다 똥 누구. 결국 그럭하다가는 그냥 죽더라구. 암도깨비 들린 사람은, 못 고치고 그런 걸 다 봤어. (조사자:실제로 보신 거네요?) 응. 내가 봤어.
끼덕 끼덕 끼덕 칙칙칙 흘리면서, 개똥 그 날라댕기는 거 모냥 그 집으로 날라 가더라구.
- 평촌동 춘광 경로당. 안승희(여,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