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매암 선생
카테고리
인물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43
유매암 선생 |
줄거리 : 유매암 선생이 나라에 회의가 있어 길을 가다가 주막에 들러 도시락으로 싸 가지고 온 보리밥을 먹게 되었다. 주막 마루에 배를 깔고 누웠던 사람이 키가 작은 사람이 보리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업신여기는 말을 하자 유 선생이 붙을 부(附)자를 써서 그에게 던지니 그 사람이 마루에 붙어 꼼짝 못하게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그곳으로 가서 그 사람을 훈계하고 떨어질 낙(落)자를 써 주자 그 사람이 거기서 떨어지게 되었다. |
그래 옛날에 유매암 선생이 이 나라 국선생. 그런께 나라에서 뭔 회의가 있어 가지고 유매암 선생을 들오시라고 해 가지고 그래 유매암 선생이 그 나라에 인저 말하자면 회의하러 가는 중인디, 옛날에는 도시락을 싸 가지고 댕겼어. 그래 인자 그 도시락을 여름, 여름인디 보리밥을 싸 가지고 종놈을 데리고 나귀 타고 인자 서울을 가니라고 올라가는디 얼매나 가다가 난께 점심때가 됐어. 그래 종놈보고 여기 여 가다가 본께 주막이 하나 있어. 그래서, "여 주막에 들어가서 점심 식사하고 가자." 그래 종놈한테다가 도시락을 들리고 그 주막으로 점심을 먹으러 올라간께 아 그 주막 마루에가 어떤 눔이 배아지(배)를 깔고 드러눠서 그 양반이 간께 요렇게 눈만 추켜들고 쳐다보거든? 그래 그 양반이 가만히 본께, '이런 죽일 놈이 있나?' 사람이 들어오면 일어나서 인사는 못할 망정 정직하니 앉어야지 어른이 들어갔는디 배를 깔고 엎드려 가지고 그러고 있어. 그런께 그냥 어쩔 수도 없고. 그냥 여 짝에서 배를 깔고 있는디 여 짝에서 그냥 그 종놈보고 그 도시락을 끌러 가지고는 옛날에 도시락이 위아래 뚜껑이 있는디 밥을 많이 담아 가지고 요렇게 딱 덮으먼 절반씩 딱 갈라져. 그러면 하나는 종놈 주고 하나는 이 양반이 들고. 그런디 순 보리밥이여. 그래 보리밥을 싸고 가서 거기서 마루에서 먹는디 이 눔이 배아지를 깔고 엎드려서 요렇게 본께 이 양반이 키가 쪼-끔히야. 그 도포를 '자 두 치' 도포를 입었어요. 이 키가 쪼끔해요. 그런께 지금으로 말하면 아주 난쟁이지. 그래 키가 쪼끄매 가지고 두루매기 길이가 자 두 치여. 한 자 두 치. 그런께 쪼끄마하지. 애들맨끼. 그래 갖고는 점심을 자시는디 그 배아지 깔고 엎드린 놈이 일어나 가지고 어깨 너머로 요리 넘어다 본께 누런 보리밥을 싸 가지고 와서 거기서 종놈하고 둘이 맛있게 잡수거든. 그래 이 눔이 그것을 넘어다보고 있다가, "에, 그거 사람 못 먹고살겠네." 이 눔이 그러거든? 허, 이 양반이 그냥 탓허면 안 되겄고 그냥 내비두고 식사를 다 마치고 길을 바꾼께 인자 가야 된께 종놈보고, "여 도시락 갖다가 얼른 나귀 등어리 갖다 실어라." 그래 갖다 보내고는 종이를 하나 내 가지고 거다가 글을 한 자 써 가지고는 '붙을 부'자 한 자를 써 가지고는 요렇게 폭 던져 불고 그냥 떠났어. 그래 고놈을 던져 놓고 가 버렸는디 아 이눔이 그 양반 간 뒤에 암만 일어 날려고 해도 못 일어나. 배아지가 그냥 마루에가 붙어 가지고. 그래 뭐 이렇게 손으로 기고 일어 날려고 해도 그냥 안 되야. 딱 붙어 버려 가지고는 그 살이 막 떨어 질라고 해서 일어날 수도 없고. 그런께 옆에 사람들이 와 가지고는 막 잡아 댕기고 한께 살이 막 찢어지게 생긴께 이 눔이 막 죽는다고. 그래 어떻게 뗄 수도 없고 그냥 놔 뒀지. 그래 이 양반은 그냥 서울 가서 나라에 들어가서 회의를 다 마치고 이틀만에 돌아오는디 고향에 내려가느라고 돌아오는디, '요놈이 어떻게 되었나 거기 가 보자.' 그래 가지고 거기를 또 왔어. 그래 본께 그 자리가 가만히 있거든. 그럼서 거기서 나귀를 내고 그 마루 있는 데로 그 양반이 이렇게 들어 온께 이놈이 엎뎌 가지고는, "아이고 날 좀 살려 주시오. 날 좀 살려 주시오." 빌어. 허, 그래서 가만히 보고 있다가, "내가 너를 꼭 죽이야 되겄는디 인생이 불쌍해서 그냥 죽일 수는 없고 그런께 그냥 살리 주니까 이담부터는 너는 그런 버릇을 말어라. 이 보리고 쌀이고 다 먹고 살으라고 하나님께서 내 논 거인디 이렇게 이놈아, 사람은 못 먹겄다고 그러니 이눔아, 그래 호화찬란한 놈은 쌀밥만 먹고 못나고 없는 사람은 보리밥 먹고 허는지 아나? 이것은 잘난 사람이고 못난 사람이고 먹고 살으라고 내 논 거인께 다 먹어야 돼. 내가 너를 꼭 없애 부려야 되는디 너를 죽이먼 안 되겄고 내가 살려 주마." 그래 '떨어질 낙' 자를 글 한 자 딱 써 가지고는 그 자리다 요렇게 놓고 갔어. 그런께로 떨어질 낙 자가 옆에 온께로 이 사람이 일어난께 훌딱 떨어져 부렀어. 그래 가지고 세상에 그런 양반이 있나? 키는 쪼끄마하고 거식한께 이놈이 깜보고는 말을 함부로 해 가지고는. 사람을 참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이렇게 보면 안 된다는 얘기여. 그렇게 뭣이고 사람을 얕잡게 보면 안 된다는 얘기여. |
- 와동 현대아파트 경로당. 이정의(남, 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