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벼슬하러 가다가 죽을 고비 넘긴 사람

카테고리
재치/지혜/배짱/바보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52
벼슬하러 가다가 죽을 고비 넘긴 사람
줄거리 : 과거보러 갔던 한 남자가 팥죽집 주인의 딸을 따라 대감 집에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는 과정에서 죽을 고비를 맞게 되나 꾀를 내어 도리어 돈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벼슬을 못하게 되었지만 결국 부인의 지혜로 벼슬을 얻게 되어 잘 살았다.
그전에 한 사람이 부모 덕분에 구학문을 좀 배왔는디. 서울서 과거 비인다 한게로 과거를 보러 가. 과거를 보러 가는디 가다가 본게 주욱 사주 보는 사람이 안겄어.
"아 여 와서 사주보고 가시오. 지금 과거 보러 가지요? 여기 와서 사주 좀 보고 가시오." 자꾸 그러쌌거든. 그래서 이거 참말로 이기 뭐이냐. 그리 가서 사주를, 오라고 사서 사주를 넣었어. 가본게,
"당신은 오늘 저녁에 여기 서울 장안 안에 들어가서 팥죽 장시 집이다가 주인을 하시오." (청자:응, 팥죽장사 있었어) 응. 그 전에 팥죽 장사 많이 있었어. 그래 가서 팥죽장시 집으로 갔어. 그래,
"저녁에 여기서 좀 자면 안 되냐?" 한게,
"왜, 된다."고 그래 팥죽을 사먹고 저녁에 그 집이서 안겄는디. 그 집이 딸이, 그 벼슬하면은 시관, 말하자면 글을 보고는 정해주는 시관이 있어. 그래 그 사람 집이를 몸종으로 댕긴다고. 그 집이 팥죽장시 딸이. 그래서 인자 저녁에 그 딸을 보고,
"나 거기 좀 따라가면 안되냐?"고 그런게로,
"아 저 나는 여자고 여자한테 몸종으로 댕기는디 남자를 어떻게 델고 가느냐?"고.
"아 그러면 내가 여자 옷을 입고 여자 행실을 하고 따라가면 되겄다."고 그런게,
"그래 보자."고 그래 그 처녀 옷을 빌리 입고 화장을 하고 저녁에 오래된 년에 그 몸종으로 그 집이 가는디. 들어가다 본게 방을 하나 지나가는디,
"누구냐?" 하면,
"저요." 그러면 요리 들이 보내고 들이 보내고 해서 가는디, 남자가 따라 오거든.
"거 누구냐?"
"예. 아무 데 사는 우리 사촌 언닌디 지금 우리 사촌 언니가 우리 집이를 왔는디 내가 오늘저녁에 여기 온다고 그런게 나도 좀 따라가면 안 되겄냐고 그래서 델고 왔습니다."
"그려? 그러면 델고 가거라."
방을 몇 개 지나 가지고 들어가 가지고 저 안에 들어가면 대감 딸이 거기서 공부하는 방이 있는디. 서이, 처녀들 서이 거기서 공부를 하는 방이 있는디 그 방까지 갔단 말이여. 근게 여자 옷을 입고 들어갔어. 그리 처녀 행실을 하고는 그 처녀들하고 인사를 다 시깄어.
"우리 언닌디 지금 오늘 우리한티 와서 내가 여 온다고 한게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 되냐고 그래서 내가 델고 왔다."고 그러니 그 처자들이 잘했다고 그러면서 똑같은 여자끼린게 괜찮으다고. 그래 안거서 공부한거 가지고 이얘기도 허고 요놈 그래도 구학문을 좀 배워 가지고 그런게 그 처자들 허고 얘기해 본게 맥히던 안 허거든? 그래 재미있게 얘기를 허고 한참 그러고 있는디.
잘림 새가 되었는디 그 몸종 처녀는 저그 집으로 가야 된단 말이여. 밤에 잘 때는 저거 집에 가서 자야지. 그래 인자,
"나 인자 집에 자러 가야 된다고 인자 언니 가세." 그런게로 그 처녀들이,
"야야 너 혼자 가거라. 너거 언니는 여기 왔은게 우리하고 저녁에 공부하고 놀다가 여기서 자고 내일 가게 너 혼자가 자고 오이라." 그런게로,
"그러면 그러라."고 그러고는 이 처녀는 가버렸어. 그래 인자 이 그 처녀 셋 허고 요 사람 허고 거기서 글진 얘기도 허고 다 통허거든. 그래 한참 이얘기허고 야단허고 있다가 시간이 인자 잘림새가 되얐는디. 인제 자자고. 이부자리를 갖다가 펴놓고는,
"저 우리들 우게 옷을 벗어 불고 자자."고 그런게,
"그러자."고 옷을 모두 벗고 있는디, 그래 본게 남자거든. 그런게로 이 처녀들이 칼을 요만한 놈을 내 가지고는,
"너 이놈 여가 어딘지 알고 이놈 이런 행실을 허냐?"고 함서,
"너 이 칼에 죽을래?" 그런게로 이 사람이 처녀 손을 요렇게 잡고,
"나를 죽여도 내 말 좀 들어보고 죽이라."고
"그래 뭔 말이냐?"
"아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시골서 과거를 보러 여기 왔는디 오늘 우리 동생이 여기 몸종으로 댕긴다 해서 여기 따라 들어와서 남자 옷을 벗어 불고 여자 옷을 입고 왔는디 온게 아가씨들 서이 이렇게 인물이 이쁘고 헌디 나는 남자로 생겨 가지고 자우당간에 밤에 갈 수가 있냐고 그런게 나는 그 칼에 내가 맞아 죽어도 나는 소원이 하나도 없겄다고. 그래 그 당신들 칼로 나를 죽이 주시오. 나 내 목숨이 아깝지 않는다고 소원 풀었은게 죽이 달라."고 이 처녀들이 가만히 생각해 본게 그놈이 배짱이 보통 놈이 아니거든? 아 이 크게 될 사람이구나. 그래 갖고는 옥신각신 허고 있는디.
아 배깥에서 "에햄"하고 기침을 해서 들어본게 저거 아버지가 온단 말이여. 그래 저거 아버지가 뭣허러 오냐 하면은 이 애들이 따로 거시기해 가지고 지금까지 공부를 하는디 야들이 이 공부를 얼매큼 했는가 그것을 지금 검사 할 라고 오는 것이여.
그래 기침을 하고 여기 곧 오는디, 들어본게 큰일났거든.
"아이구, 이놈이 우리 아버지가 여기 오시는디 망간에 알면 대번에 우리 너이 다 모가지가 떨어질 터인디. 어떻게 해야 되냐?"고 그래 벌벌벌 떨고 있는디. 이 처녀가 그냥 명주 베를 매더만 고놈을 끄트리를 딱 붙잡고 있으라고 그래 창문으로 요렇게 내리 가지고 안에서 내려가는 쪽쪽 늘카 주고 해 가지고 그 질로 내려가는디, 집이 엄청이 높은디서 내려가는 것이여. 그래 그 명주가 내려 왔는디 요놈이 저 밑에 가서 발이 닿았다고 신호를 헌게 요 우에서 얼른 놓으라고, 끝을 놓으라고 그런게 끄트리를 놔 버렸어. 그런게 명주 베를 딱 끄집어 올리 불고는 문을 딱 닫았분게 요놈이, 추울 땐디 길에가 떨어져 가지고 거가 큰일났거든.
그래 옷이 없이 어디 오도가도 못 허겄고, 그래 가만 있은게 그 밑에서 순래군이 올라오는데, 순래군이라 하면 그 야경 보러 댕기는 사람. 순래군이 저 밑에서 올라오는디, 여기 머리에다가 상투같은 디다가 끄나팔을 달아 가지고 고놈 막 휘휘 돌림시로 가면 사람이 있이면은 그냥 모가지를 탁 감아 가지고 착 잡아 댕기면 모가지가 막 떨어진 거 같애. (조사자:순래군이 그러고 다녀요?) 응. 근게 죄인 잡으러 댕기는 사람들. 그래 가지고 오는디 저기 곧 온단 말이여. 이놈이 생각해 본게 큰일났어. 인자 곧 죽게 생겼어. 꾀는 활딱 벗었지. 아 이놈의 것 어떻게 해야 될지. 아이 참, 본게 고 옆에 와. 그런게 그냥 길에가 납작하이 엎댔어. 아 엎댄 게 아니라 반듯이 드러누웠어. 사람이 오는디, 반듯이 드러누웠어.
아 그래 옆에 만치 와서 뭐이 발길에 가 걸리 길래 본게 불을 대 본게 어떤 놈이 꾀를 활딱 벗고 드러누웠어. 그래 본게 이놈이 한 놈이,
"그 죽었나 살았나 좀 봐." 한게 요리,
"어디 죽었는가 살았는가 보자." 하고 요렇게 몸뚱이를 몬져 본게, 저 불알이 따땃하거든. 그런게로,
"아 금방 죽었는가 따땃혀." 그런게 한 놈이,
"아 금방 죽은 놈 불알을 까 가지고 가면 우리 아버지가 지금 뮌 병이 들었는디 그 막 죽은 사람 불알을 까다가 먹으면 약이 된댜. 근게 우리 아버지 약을 좀 해야 되겄은게 여 칼로 얼른 까자."
그러고는 칼을 요렇게 내 가지고는 인자 불알을 요렇게 만짐서 칼로 요렇게 깔라고 들어간 게로, 아이구 이놈이 인자 생각해 본게 금방 죽게 생겼단 말이여.
'어떡해 해야 되나?'
생각해보고 있다가 인자 한 손으로 불알을 쥐고 칼이 내려가는 것이여. 까러. 그런게로 이놈이 그냥 홀딱 뜀시로 그냥 주먹을 가지고 땅을 막 침서,
"너 이놈 내가 죽은지 아냐? 이놈아? 내가 지금 우리 조부대 여기 과거하러 왔다가 불알을 까서 죽고 우리 아버지도 과거 보러 왔다가 불알이 떨어져 죽고 그래서 내가 지금 원수 갚을라고 와 가지고 요렇게 있는디 (청자:당하게 됐네) 이놈 되얐다. 이놈들."
그냥 주먹으로 이놈들을 막 하나씩 줘어 패고는 홀딱홀딱 뜀서 그냥, 허허, 땅을 치고 호를 들이고 한게 이놈들이 겁나거든. 아 이거 잘못 허다가는 우리가 걸리겄다. 그래서 큰일났다. 그래 이놈들이 그냥,
"선생님, 우리는 붕알을 깐 일이 없습니다. 오늘 저녁이 처음인디 우리가 그런 거 아니오. 그런게 용서해 주시오."
"안돼. 이놈들."
"그나저나 이거 추워서 어떻게 해요?"
한 놈을 시기서 옷 한벌 가져 오이라 얼어 죽겄다. 그래 어디서 한벌 갖고 와서 고놈을 줌서 입으라고 그런게로,
"너 이 죽일 놈들 내가 옷이 없어서 벗고 온 줄 아느냐, 이놈들아. 너거 잡을라고 내가 이렇게 벗고 있는디 이놈들 안 된다."
이놈들이 가만히 생각해 본게 저거들이 둘러쓰게 생깄단 말이여. 그리 이거 어떻게 허나 그래 이놈들이 막 잡고 사정함서,
"지발 요놈 좀 입으시오."
막 추워 죽겄는디도 큰소리만 탱탱 치고, 사정사정 한게 그놈을 줏어 입었어.
"옷을 인자 너거들이 이렇게 사정을 한께 내가 입기는 입는디 옷이 내가 없는 줄 아냐?"
줏어 입고 안겄은게 아 이놈들이 저거끼리 귀에다 대고 속닥속닥해 쌌는니 그만,
"아이 큰일났구나. 우리 까딱하면 큰일났은게 우리 돈을 얼매 씩 걷어 가지고 이놈을 달래 가지고 보내야지. 글 안허면 안 되겄다."
하나이 얼매 씩 세 놈이 돈을 걷어 가지고 고놈을 갖고 와서 사정사정 하면서 주네. 그런게 그놈이 속으로는 좋아함시로도 그 막 말로는 큰소리를 탱탱 치고 있어. 자꾸 돈을 막 손에다 자꾸 쥐어 줌서 못이긴 드기 돈을 받아 가지고는,
"내가 이놈들을 꼭 잡을라고 했더니 너거들이 사정한게 놔주는디 이 다음에는 다시는 요런 버릇하지 말어. 여기 사람이 와서 꾀 벗고 있다고 붕알을 까서 죽이고 하면 안되고 한게 다시는 하지 마." 그런게,
"오늘 저녁에 내가 처음으로 그렇게 해 봤는디, 아이구 다시는 그런 것 안 한다."고 사정사정 해. 그래 고놈을 돈을 받아 가지고 팥죽장시 집으로 떡 왔어. 와 가지고 그 집에 가서 알아본게 아 이것들이 뭐 대감도 아니고 그 몸종도 아니고 아무 것도 아닌게 딱 짜고는 해묵는 것이여. 시골서 사람이 오면 딱 짜 가지고는 도둑질을 해묵는 것이여. 그래 가지고 고놈을 삐끼 먹을라고 하다가 고렇게 되야 가지고는.
그래 그 뒤에 인자 돈을 벌어 가지고 과거도 못허고 집으로 내려 왔어. 내려와 가지고 가만히 생각해 본게 심심하고 그래서 과거 본다고 그런게, 또 명년에 한 번 더 가보자. 그래 갖고 명년에 가서 과거를 재벌 올라갔어. 재벌 올라가서 글을 짓고 가서 해 가지고 시험을 봤는디 낙방이 되야 버렸어.
그래 가지고는 돈도 갖고 간게 대감 놈을 줘 버리고는 아무것도 없이 건달이 되어 가지고는 고향으로 내려 와서 그래 이놈이 바람난 게매이로 그 이듬해 또 한 번 더 가봐야 되겄다. 그 이듬해 그래 또 갔어. 또 가서 한게 또 실패되얐어. 두 번이나 실패했어. 삼시 세 판인인게 한 번까지 더 와야 되겄다. 그래 한 번 더 갔는디 세 번을 실패를 했어.
그래 가만히 생각해 본게 돈을 갖고 가서 그 영갬만 갖다 줬는디 세 번이나 돈만 홀딱 먹고는 벼슬도 안 주구서. 그래 요놈이 아주 괘씸한 놈이라. 안되겄다. 고향에서 마너래를 델고 "우리 빌어먹어도 서울로 올라가자.'
그래 서울로 올라가 가지고는 서울 가서 변두리 가서 헐찍한 방 하나 얻어 가지고 마니래를 거기다 들이 놓고는 이놈은 종로 거리로 살살 돌아 댕기면서 돈벌이 있는가 하고 긔경을 하고 돌아 댕겼어. 그래 온갖 장사가 다 와서 거기서 야단이여. 그래 뭐 꿀 팔러 온 놈, 온갖 선물을 좋은 거 가지고 와서 팔러 와서. 그 대감 집으로 찾아가 가지고는 가서 인사를 한게,
"너 왜 왔냐?"
"예. 대감님 생각해 보시오. 내가 세 번이나 과거 보러 왔다가 대감님 한티 돈만 주고 과거는 못허고는 낙방이 되야서 내가 아무리 공부는 못했지만은 세 번이나 떨어져 비리고 난게 고향에서 뭐 먹고 할 것도 없고 형편이 없어 내가 우리 여편네를 델고 왔는디. 지금 헐 수가 없어 저 짝이 넘의 방에다 딜이 놓고 여기로 왔소. 근디 대감님 그 빈 방 있으면 하나 주시오. 그러면 우리 처를 그 방에서 있게 하고 우리 처는 부엌 일허고 나는 배깥 일허고 해 가지고 대감 집이서 심바림해 주고 밥이나 얻어먹고 있을란다." 고.
"그래라."
그래서 이 대감이 한쪽에 빈방이 하나 있어 그 방을 그냥 여편네를 델고 와서 살아라 그런게 델고 와서 살어. 그래 그 방에 가 사는디 저거 여자가 아주 수단이 참 좋아. 그래 인물도 예뿌고. 그래 그 대감 눈에가 썩 들어야먼 어찌 저거 남편 벼슬도 허고 어떻게 해 가지고 살게 생겼어. 그래서 그냥 대감님 방에다 방을 얻어 놓고 있은 게로 이 여자가 하리는 대감님한테 들어가서,
"대감님."
"왜 그러냐?"
"아 우리 남편이 저 중국같은 데로 장사를 많이 댕깄습니다. 근디 그 경험이 있는디 장사 밑천을 과거 보러 댕김서 싹 써 비리고 돈이 떨어져 가지고 장사도 못허고 지금 저러고 와서 있은게 대감님이 돈을 좀 대 주시오."
대감님 한테 그 말을 해 놓고는 저거 남편을 들이 보내 가지고는,
"가서 대감님 한테 가서 사실 얘기를 하고 내가 돈을 얼마 도라 했은게 가서 장사 밑천을 주면은 가거라."
그래 가서 한게 이놈이 중국으로 장사를 가 불고 없으면 그 여편네는 내 여편네고 괜찮을 거 같거든. 그런게로 그냥 이놈을,
"돈을 얼마나 필요하냐?" 그러니,
"중국으로 소금을 한 배 실고 가면 돈이 얼매나 남는디, 한 배를 실을라면 암만해도 돈이 얼매나 필요합니다."
"그러면 착실히 갖고 와서 쓰고 갖고 와서 착실히 갚아라."
"예. 염려 마시오."
그래 가지고는 인자 요놈은 갔어. 그래 저거 집에 가서 저거 마누라하고 궁리를 딱 약속을 해 가지고는 오늘 저녁에 열두시 딱 정각에 내가 대감을 꼬셔 가지고 방에 오라 해 가지고 방에 약속을 해 가지고 올 텐게, 딱 열두시만 되면은 저 문 앞에 와서 문 끌르라고 소리를 지르라고.
딱 그렇게 짜고는, 점도록 종로 거리 어디가서 막걸리나 받아먹고 왔다갔다 허고 시간만 넘기고 돌아 댕기는디. 이 여자는 옷을 고운 놈을 입고는 그 대감님 있는 데를 앞에를 왔다갔다 허고. (청자: 꼬술라구) 응. 왔다갔다하고 돌아 댕기는디. 대감이 가만히 본게로 참 예쁘게 생겼고 그 인자,
'오늘 저녁만 돌아오면 저 여자를 내가 얻어야 겄다.'
그러고 맞추고 있는디 저녁이 돌아왔어. 그리 저녁 먹고 넘보다 일찍이 가 가지고는 그 방에를 간게 방으로 들어오시라고 방에 들어가서 안겄은게 여자가 바느질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여. 그런게 이놈의 영갬이 이불 속에서,
"어서 들어오라."고 그런게로,
"아따 대감님은 왜 그렇게 성질이 급해요? 우리 남편은 중국 가니라고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디 아무 걱정 말고 있어요. 그래 잘 때 되면 우선 바쁜 거 해 놓고 잘 텐게 걱정말라."고 아 그래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또 한참 있은게 옷 한 놈을 다 해 놓고 또 다른 놈을 꺼내 갖고 또 하네. 그래,
"어 참 바느질만 오늘 저녁에 자꾸 하냐?"고 그런게,
"내일은 내가 어디 갈 때가 있은게 바빠서 안 되고 그런게 오늘 저녁에 옷을 다 해야 된다."고 그러자 저러자 시간이 인자 다 되어가. 그래 이 여자가 거기서 대감님이 자꾸 들어오라고 한게,
"대감님, 지금부터서 옷을 벗고 있으시오. 나는 우리 남편도 옷을 입고 한 품에 자면 나는 걸거치고 한게, 나는 우리 남편도 꼭 미리 벗어요."
그런게 이놈의 영갬이 좋아서 얼른 옷을 벗었어. 옷을 벗고는 인자 이불 속에가 딱 드러누웠은게 이 여자가 그냥 이 옷을 꺼내 가지고는 '이 있는가 무섭다'고 함서 틈새기에 다 갖다 찡가 버리고 있는디.
금방 여자가 이불 속으로 들어간게로 배깥에서 벽력같은 소리를 지르고 문 열으라고 소리를 질러.
"아이구, 우리 남편 목소리네. 아 근디 오늘 간 사람이 이렇게 오까? 큰일났네. 아이구, 대감님 아이구, 큰일났어. 이 남편이 어떻게 성질이 급한지 조금 지체하면 나도 오늘 저녁에 죽게 생겼어. 그런게 얼른 나가서 문 끌러 줘야 된게로."
아이구 이놈의 영갬이 막 벌벌 떨고는 이불 속으로 드러누웠어. 이 여자는 문 끌르러 나가분게 이놈의 영갬이 어디로 갈 것이여? 어디 갈 데도 없고 이불을 덮고는 발발발 떨고 있은게로 배깥에서,
"얼른 문 끌르라."고 막 야단인디 나가서 막,
"당신 왜 오늘 와요? 다른 때는 일 년만에 오고 반년만에 오는디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느냐?"고 그럼서,
"아 오늘 가다가 뭔 일이 잘못 돼야 가지고 왔어."
그래 인자 문을 끌러 준게,
"아이구, 추워라." 하고는 방으로 들어와 가지고는 그 이불 속으로 손을 폭 집어 넣은게 아 뭣이 물킁하거든. 그래서 이불을 활딱 걷어올리고 불을 써 가지고 본게, 아 대감이 활딱 벗고 드러누웠단 말이여.
"이거 무신 짓이여?"
발발 떨고는,
"아이구, 내가 망령했다. 내가 망령이 되야서 이런 것이니 용서해 도라."
"아, 이 영갬이 망령을 해도 큰 망령을 했네. 그래 여 참 큰일났네."
"야야, 날만 용서해 주면 내가 벼슬을 주마."
"아이, 나 벼슬은 싫어요. 인자는 중국으로 댕기면서 장사나 해서 벌어먹고 살라요."
"아이구, 내가 벼슬 좋은 놈 하나 줄 것인게 니 소원이 뭐이냐? 그 벼슬 얘기를 해 봐라. 내가 뭐를 암행어사를 주랴. 평양감사를 주랴. 뭐를 주랴?"
자꾸 해 산게,
"아이구, 나 듣기 싫어요."
안 헌다고. 자꾸 이놈의 영갬이,
"제발 나만 용서해 도라. 그러고 니이 여자하고 자도 안했다. 막 들어가다가 요렇게 되얐은게 걱정도 허지 말고. 내가 용서만 해 주면 너는 평상 좋은 벼슬을 줄텐게 내 말만 들어라."
"에이, 참, 에이, 무신 짓이에요? 점잖은 영갬이 이 무신 짓이에요?" 헌게,
"아이구, 누가 알까 싶으다. 말 좀 조용허이 하고 좀."
그래서 무신 벼슬을 준다고 해서,
"당신 알아서 하시오." 그런게로 뭔 벼슬을 줬어. 줬는디 내가 잊어 버렸어. 그래 그 벼슬을 좋은 놈을 하나해 가지고 저거 처를 데리고 고향에 내려와 가지고 그 벼슬을 해 가지고 호화 찬란하이 잘 살았대요. (청자:좋은 꼴도 못보고 벼슬을 줬구먼)
- 와동 현대아파트 경로당. 이정의(남,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