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잘 사는 동생과 못 사는 형

카테고리
아들/딸/사위/형제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42
잘 사는 동생과 못 사는 형
줄거리 : 자기는 잘 살면서도 형을 도와주지 않고 제사 때도 가지 않는 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암행어사가 그 동네를 찾아갔다. 형의 집에 들렀다가 동생 집에 간 암행어사는 그 집 인심이 야박하지 않아서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마침 독수리가 병아리를 채 갔다고 야단이 났다. 동생은 병아리가 한 마리 없어진 것을 두고 이제 자기 운이 다했으니 형에게 재산을 나눠주어야겠다고 하면서 어사에게 재산을 반분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어사인 것을 알고 행동하는 동생을 보고 탄복을 하고는 재산을 둘로 나눠주었으며, 이후 두 형제는 우애 있게 잘 살았다.
그전에 한 사람이 시골서 사는디. 형제간에 형제여 형님하고 동생하고 그럭한디 어떻게 해 가지고 요짝 동네는 형님이 살고 저 너머 동네는 동생이 살고. 근디 아 동생은 살림살이가 자꾸 늘어 가지고 괜찮게 사는디 성은 살림이 안 늘어나고 아주 가난하게 살어. 그래 가지고는 어렵게 사는디 그 동생은 막 재산이 늘어나 가지고 괜찮으게 사는디 머심 두고 사는디 즈그 형님 집이를 즈그 동생 식구들은 하나도 와 보지를 안 혀. 그 뭐 제사가 돌아와도 오도 안 하고. 통 와 보덜 안 해.
암행어사가 밀지를 받았는디 그 밀지를 받아 가지고 본께,
"아무 디 사는 아무개는 형제간에 형젠디 동생은 부자고 형은 가난한디 동생이 형을 한번도 와 도와 주덜 안 하고 그 뭐 제사 때도 오도 안 한다."
그렇게 밀지가 자꾸 들어가. 그래 암행어사가 그것을 받아 가지고,
'요놈을 내려가 가지고 버르쟁이를 좀 고쳐 놔야겄다.'
그래 가지고 이 양반이 인자 그 어사 한복은 인자 싹 벗어 불고 헌 옷을 줏어 입고 거기를 갔어. 즈그 성님 집이루 갔어. 가 가지고 산골짜긴디 가본께 오두막이여. 그 집 문 앞에 가서,
"주인 양반." 하고 찾은께 주인이 와. 그래서,
"내가 지내가다가 저물어서 오늘밤에 여기서 하룻밤 좀 자고 가면 어떻겄습니까?" 그런께,
"들어오셔요."
아무 것도 없는디. 그래 그 방이 그래도 따로 있었던가 딴 방으로 인자 들오라고 해서 그래 방으로 들어가서. 그래서 인자 저녁 먹을 때가 되얐는디 저녁에 뭣을 해 가지고 왔는데 본께 좁쌀로 죽을 쒀 가지고 그 주인도 한 사발, 그 손님도 한 사발 그래 가지고 겸상해서 들어왔어. 그래 그 주인이,
"아이고, 선생님, 이렇게 이거 음식이 이렇게 되야 가지고 이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겄습니다. 나는 형편이 없어 가지고 저 이런 것을 먹고 사는디 내가 먹은 대로 지금 해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께 어사가,
"아이고, 괜찮어요. 주인 양반 잡수는 대로만 주먼 되지요."
어산 지도 모르지, 지금. 그래 죽을 둘이 한 그륵씩 먹고 상을 내 가고.
그래 저녁에 인자 놀다가 잘 때가 됐는디 아 이 양반은 그 주인은 안으로 가고 이 손님은 혼자 그 방에서 있다가서 밤이 오래 돼서 잠이 들어 가지고 잠을 한숨 자고 일어났는디 들어 본께 그 안에서 말소리가 자꾸 나네. 그래서,
'아이 때가 오래 됐는디 왜 저렇게 말소리가 나나?'
가만히 있은께 그 뭔 누가 와서 문을 살짝이 열더만 방에 들어와서 등잔불을 딱 써 놓고는 상을 들고 들오거든. 그래서 본께로 뭣을 채려 가지고 왔어. 그래 이 양반이 잠들은 거맨이로 누웠은께 와서,
"선생님, 선생님. 일어나시오."
자꾸 깨와. 그래서 일어나서 본께 뭐 밥을 가지고 왔는디 본께로 우게 꼭대기에다 이팝이라고 쌀밥을 꼭대기다 한 주먹 요렇게 딱 놔 가지고는 밥을 담아 가지고 왔어. 그래 그 주인 밥에는 그 하얀 밥이 없고 그 손님 밥에만, 허, 우게가 하얀 밥이 있어. 그래 가지고 와서 그래 그 손님이,
"아이 뭐 어쩐 일이오?" 물어 본께,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 저녁이 우리 아버님 제사 날인디 지금 여기는 여 입쌀이 쌀이 귀해서 쌀이 없어 가지고 여 조밥을 해 가지고 여 우게 여 한 주먹 엮은 것은 쌀이 없어서 그것뿐이 못 했습니다."
그래 갖다 놔. 그래서 그것을 그 손님이 먹음 시로 다 먹고는,
"그러면 주인 양반은 형제간이 없어요?"
다 알지.
"예, 있기는 있는디 우리 동생은 요 너매 동네 살고 있소."
"그래 동생이 괜찮으게 살아요?" 그런께
"예, 넘 부끄러운 말로 동생은 지금 머심 두고 농사도 많이 짓고 그렇게 삽니다."
"아 그러먼 어떻게 부모 제사에 이렇게 와 보도 안 하고 그렇게 해요?"
"그렇게 어쩐 일인지 오도 안 하고 그래 갖고 있다."고 그래.
"그래요?"
그래 아무 말도 안 하고 이 양반이 듣고는 거기서 인자 그 밥을 잘 먹었어. 그 채려다 준 놈. 그래 참 잘 먹었다고 그러고 내 보내고 자고 아침에 아침을 또 먹고 한 열 시쯤 돼서 인자 그 그 사람이 간다고.
"저는 가겄습니다. 근디 지난밤에 와서 참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잘 얻어먹고 자고 오늘은 내가 어디 갈디로 가겄습니다."
그러고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거기서 떠나 가지고 그 동생 집에를 찾아갔어 인자. 그 동네. 그래 그 동네로 갔는디 어느 때쯤 되었나 한께 한 열두시 쯤 되었어. 점심때쯤. 그래 그 집이로 가본께 상하 채 기와집이고 대문 달아 붙이고 아주 잘 살아. 그래 문 앞에 가서 주인을 찾은께 나와서 내다보거든.
"그 지나가다가 여기 들어와서 점심이나 한때 얻어 먹을라고 지금 들어왔습니다." 그런께로,
"예, 그러세요."
그럼서 그 사랑으로 들어오라고. 그래 사랑에 가서 들어앉았은께 점심을 잘 해 가지고 채리 왔어. 그래 점심을 잘 얻어먹고 앉어서,
'참 이상한 일이다. 그 행동하는 걸 본께 그렇덜 않은 놈인디 어찌큼 그렇게 형제간에 했는가?'
그래 주인을 보고,
"내가 점심 얻어먹고 갈라고 했는디 어떻게 몸이 좀 피곤해요. 그런께 저녁에 불가불 여기 서 좀 자고 가야 되겄습니다." 그런께로,
"아 그러세요."
그래 밤에 거기서 인자 자는디 저녁을 또 잘 해 왔어. 그래 저녁을 잘 먹고 암만해도 무신 일인지 알 수가 없어. 내가 이것을 염탐을 해야 되는디. 그래 인자 밤에 잘 자고 아침을 잘 해다 줘서 먹고는 방에가 주인도 인제 한테 앉어서 인자 서로 인자 얘기도 하고, 이것저것 얘기도 하고 그렇게 앉아서 놀고 있어도 아직까지 그 자기가 어사고 그런 거식한 표를 내지 안 하고 지금 있는 겨.
아 그러고 얘기하고 주인 양반하고 있는디 바깥에서 막 난리가 일어났어. 마당에서. 아 막 뭔 소리가 왁자거니 나고 함서 그냥 시끄럽게 야단이여. 아 그 주인이,
"배깥으로 나가 뭣이 이렇게 시끄러운지 내가 좀 나가 보고 와야겄습니다."
"가 보라."고 그래 나간 뒤에 문구멍으로 요렇게 가만히 내다 본께 그 그전에는 그 빨래를 그 간지깽이에다 지듬하니 널어 가지고 작쇠를 이렇게 걸쳐놓고 그 빨래를 널고 그런 대가 있지. 아 그 지댐한 간지깽이를 들고는 감나무를 막 뚜드려 팸서 위위 막 야단이여. 그래서,
'아 저것들이 왜 저러나?'
가만히 본께는 그 빙아리를 뭣이 차 갔어. 독수리가 빙아리를 한 마리 물고 갔다고. 그런께 그 식구들이 놀래 가지고는 야단이거든. 그래 한-참 있은께 그 주인이 들어와, 방으로.
"에 참."
막 그럼서 들어와, 방으로.
"아 그 주인 양반, 왜 그러세요? 좀 그 왜 그런지 이야기를 해 보시오."
"예, 아 지금 독수리가 우리 빙아리 새끼를 한 마리 채 갔는디 인자 우리 살림살이가 다 된 것 같습니다. 살림살이가 다 됐어요. 그래 내가 살림 시작한 지가 지금 몇 십 년이 되었는디 우리 집이서 짐승 한 마리도 내 앞에서 죽은 일이 없습니다. 여태까지. 그러고 병아리를 닭을 많이 키워도 병아리 한 마리 독수리가 차 간 일이 없었어요. 그런디 오늘 이렇게 독수리가 병아리를 차 갔은께 이제는 우리 살림살이가 다 된 것 같습니다."
허, 아 그래 어사가 들어 본께로 참 그 눔이 아주 무서운 사람이야. 그 사람이? 아 누가 병아리 한 마리 독수리가 차 갔다고 해서 온 식구가 그렇게 난리를 치겄어? 그래서 이 어사가 가만히 생각해 본께,
'아, 저 눔이 나를 아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갔어. 그래,
"그려?"
"그런데 선생님, 내가 오늘 우리 살림살이를 내가 우리 성님이 요 너매 동네 사는디 몇 십 년을 내가 우리 부모 제사 때도 안 가고 성님도 하나도 못 도와주고 이렇게 살았는디 인자 독수리가 오늘 우리 빙아리를 차 간 걸 본께 내 살림살이도 인자 다 된 것 같습니다. 그런께로 우리 살림살이를 우리 성님하고 나하고 선생님이 똑같이 나눠주시오. 똑같이 나눠주시오."
"에 그려?"
그러면서 애들을 부르더니,
"너들은 오늘 가서 요 너매 가서 느그 큰아버지 큰어머니를 가서 뫼시고 오니라."
"예."
아 그래 그 애들이 큰아버지 집으로 쫓아가서,
"큰어머니 큰아버지, 아버님이 뫼시고 오라고 합니다." 그런께,
"아 어쩐 일이냐? 뭐라고 뫼셔 오라냐?" 그런께,
"모르겠어요. 아버님이 꼭 모시고 오래요."
"그러면 가 보자."
그래 큰어머니하고 큰아버지하고 따라서 동생 집이를 첨으로 인자 갔어. 그래 들어 간께,
"형님, 어서 들오시오."
그래 제수가 또 나가서 막 인사하고. 그래 방으로 뫼셔 들이고 점심을 걸게 해 가지고 그 형님하고 형수하고 점심 대접을 잘 시키고 그래.
"우리 살림살이가 인자 내가 성님을 일 년에 쌀 몇 가마니씩 주고 도와 줬으먼은 한디 그 렇게 못 하고 내가 한몫으로 모아 가지고 성님을 살게 할라고 내가 여태 모았는디 인자 기한이 차 가지고 우리 빙아리를 독수리가 차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우리 살림도 지금 독수리한테 넘어간 셈이오. 그런께 그냥 이 살림을 절반으로 가를 거인께 방으로 들오시오."
허, 방으로 들어 간께 그 손님을 오시라고 해 가지고 그 방으로. 해 가지고는,
"이 토지도 등급이 있은께 전부 등급을 해 가지고 성님하고 나하고 똑같이 나눠주시오."
그래서 그 어사가 앉아서 등급으로 밭, 논 똑같이 가르고 그 남은 재산 똑같이 가르고 해 가지고 성님을 주고 그때에, 허, 그 어사가 그 어사 옷을 입고,
"내가 밀지를 받고 버르쟁이를 잡을라고 왔더니 미리 다 알고 이렇게 한께 참 고맙다."고 그렇게 해 가지고 그 살림을 싹 나눠주고 그래 가지고 그 어사는 가고 이 사람들 형제는 그 때부터서 아주 우애 있게 부모 제사도 잘 모시고 그렇게 왔다갔다함서 참 잘 살았더래요.
- 와동 현대아파트 경로당. 이정의(남,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