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용 못된 구렁이

카테고리
동물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48
용 못된 구렁이
줄거리 :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려던 구렁이가 고개 넘어 글공부하러 다니는 아이 중 하나를 잡아먹으려고 공을 들이다가 결국 하나를 더 못 잡아먹어서 용이 못 되고 말았다.
그전이 옛날 사람 하나가 있는데, 동네 가운데서 사람이, 넘이 혼탁하게 집을 짓고 살어. 집을 혼탁하게 짓고 사는데. 아들 하나가 산밑이 이렇게, 건네다 보면 산 밑이서 절도 아니요, 산 밑이도 아니요, 집을 짓는다네. 집터를 닦아놓고. 영 못혀게 해.
집을 질 라고 한게 못 하게 한게, 나는 거다 집을 짓고 산다 함서, 방 세 칸 옛날 흙집으로. 방 세 칸 그냥 집을 지어. 짓는데 누가 쳐다도 안 봐. 그래도 집을 지어서, 옛날에는 흙집은 이렇게 여기도 고래를 해 놓고 해 놨거든. 굴뚝이 여기 들어가고.
혼자 짓고는 댓 달이나 걸려서 집을 지었는디. 옛날에는 장작불을 때서 방을 말려. 그러면 배름박도 어지간히 보들보들하게 말리고, 집도 그냥 영 엮어서 해이고 허이고, 산밑이나 파내고서 집을 진께, 그렇게 집을 지어서 있는데.
아 하루는 느닷없이 큰 쥐 하나가 쑥 나오더랴. 쭉 나오더만시리, 저 놈의 쥐 잡으라고 해서 본게 두 마리가 나오더랴. 두 마리가 나오는데 그 뒤가 줄줄 따른 게 이상하거든. 그래 옆구리로 보고서 이렇게 따라가는데. 두 줄로 여기서 그 집 갈라면 한참 가는데. 쪼옥 그냥 가더라. 그 집으로.
그 집으로 두 줄로 가서나 가더마시리, 그 중이서 하나가 집을 빙 돌더랴. 돌더니 쥐가 부엌으로 들어가는 것만 어떻게 보고 난께, 쥐들은 하나도 없고 돌아서서 본께 저 집이 불나서 폭삭 타 버리더랴.
아이구, 세상에 폭싹 탔으니 어떻게 어디로 가겄어? 할 수 없지. 인자 못 짓게 한 그 집으로 그 식구가 다 모냥 모냥 다 살었대유.
근게 그게 사람으로 말하면, 쥐로 보이는데 쥐가 아니구 그게 그 집 식구래. 그래서 사람은 불나서 집에서 몽땅 죽겠은께, 나 따르면 산다는 걸로, 식구가 다 산다는 걸로, 그 집으로 가서 연식 다른 데 지어가면서 살았대요.
그래서 쥐 같은 것이고 나오면 몇 마리, 대여섯 마리 짝지어서 나오든지 하면 안 잡는대요. 쥐만 안 나왔으면 그 집이서 그 식구가 다 불나서 다 죽을 긴디. 쥐가 나와서 뒤따라서 갔는디 어떻게 해서 뒤돌아 본께 쥐도 없고 불타서 확 내려 앉더래요. 그래서 하나 건지도 못허고 사람만 살아서, 쥐가 아니라 사람이랴.
근게 함부로 쥐 업도 있고, 뱀 업도 있구, 사람 업도 있고, 업이란 게 부자 될라면 따로 있는 것이여. 그래서 느닷없이 동지섣달에 뱀이 나와도 안 잡고, 생전에 우리가 많이 있어도 안 잡고, 그래서 생겼다는 것을 얘기를 하대요옛날 옛적 갓날 갓적에 참 고개를 넘어서, 넘어서 가야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거가 공부를 하러 가는디, 다섯이 댕겨. 그래 '가자' 하면 다섯이 뭉쳐서 가곤 했는디.
"그 가서 공부하고 집이 오라면 앞에 간 놈, 뒤이 간 놈, 먼저 간 놈 너들 똑 같이 뭉쳐서 가거라."
그래서 산중이 갈라면, 어슥하이 되면 부모가 많이 기달리고 하니. 별것이 다 있다. 그걸 혼탁을 해서 붙잡으러 가단 너들이 생목숨을 잃을 것인게 너들이 가지 말고서 붙잡으러 가질 말고서 오는 질로 고개를 푹 숙이고 집이를 가고 오고 하라는 기여.
그래서 거기서 공부를 허구서 올라면, 그 고개를 가면 펀펀한 벌판이 있어. 거기서 쉬어 편편한 들판이 있어. 쉰게, 그 곳에 앉아서 쉬노란게 이-쁜 잘난 총각, 성이 앉았어. 성이 앉아서,
"너들 공부하는데 여기 앉아서 나랑 놀다 가거라." 하면서 뭣도 주고 그라거든, 총각이. 그런게 공부하고 그 총각하고 얘기하는 재미로. 그래서 거기서 노나서 쉬고 먹고 그라는디, 하나가, 어떻게 해서 다 가고서 하나만 남았어. 남아서 갈란게 집이는 없어. 이쁜 총각이 또 먹을 거를 주고 앉았더랴. 너 혼자는 왜 인자 가느냐. 가만 뒤따라 갈 거라고,
"성은 봤소."
"나 못 봤다. 나 안 나왔을 때 왔나 못 봤다." 그라더랴.
"그래유."
얘기하면서 갔어. 가서 본게 앉아서 책을 펴 놓더랴.
"야, 너는 왜 인자 오냐. 혼자는 못 댕기는디. 꼭 다섯이 손 붙잡고 오란게 그러니?"
그란게 먼저 온 놈이 그라더랴.
"나 거기 공부하고 가고 오고 할라 면은 이쁜 성이 하나가 먹을 것을 주고 얘기하다 쉬어 가라고 해서, 쉬어서 가고 오고 그랬는디 그 총각을 볼라고 생각이 정신없이 왔시유."
"그려? 그러면 이상한 것이구나. 그러나 너희들 주의해서 가고. 성이 먹을 것 주고 거기서 쉬어가지고 하거들랑 어머이가 급하다고 싸게 오라고 해서 가야겠시유. 그 사람하고 떨어지지 말고서 공부하고서, 우리 집이서 오다 만나거나 하면 후딱 오라."
그래서 참 저들 하느랑게, 하나가 가노라고 본게, 또 있더랴. 이쁜 성이. 먹을 것도 좋은 거 주구. 그래 가서,
"선생님, 선생님. 나 공부하러 가면 시째 쟤만 붙잡구서 말시키고 그냥 쓰다듬어 쌌고 이상하대유."
"그럭하거든 싫다고 하고서 공부하고 집이 가거라. 그래 큰일나는 것이다."
집이 가서도,
"너희들 오늘 왜 이리 늦었니? 그 전이보다 차차 늦구나." 그런게,
"오다가 펀펀한 디 가면 이쁜 성이 좋은 것을 주고 얘기를 해 줘서, 그것에 팔려서 조금 조금씩 늦은 것이 더 늦어유." 그러더랴. 그래 그러냐고. 또 간게 한 열 이레를, 이 선생이 글이나 하고 알든가, 그것이 보통이 아니거든. 사람으로 뵈아서 그렇지 사람이 아니여.
그래서 가만 가만 생각해 본께 수상하거든.
"그래 너들 정신 차려라." 그러면서, 하루는,
"며칠 날은 일찍 오너라 듣고 가야 공부혀지. 늦게 오면 공부를 할 수가 있냐?" (조사자:그 이뿐 총각이요?) 잉. 그럼서 먹을 걸 줌서,
"너들 이걸 아무도 못 보지?"
"선생님도 안 보고 집이서도 안 보던 것이네요." 가서,
"오늘은 왜 이리 늦었냐?"고. 옛날에는 담뱃대가 이렇게 질어서 톡톡 털면서 담배 먹었어요. 그래서 그럼서 뭐라고 하면서,
"그게 너들로 보기에는 이쁜 성으로, 과자로 보이지만 과자가 아니다."
그런게 가만히 보내 놓고서 본께 용돼서 올라갈 날짜가, 사람을 하나 더 먹어야 가게 생겼어. 그런게 다섯 중에서 개중 나은 놈을 하나 먹을라고, 먹고 그날 올라갈라고.
그 놈을 지키고 있는데,
"널랑 내가 이따 업어다 줄 테니까 놀다 가거라."
하나를 붙들고서 그라더랴. 그래서,
"얼른 간다."고 하고서는. 그렇게 하걸랑 내일일랑 그렇게 하지요. 하고서 너들 그저 꼼짝 말고서 열흘을 오지 말라. 선생님이.
"그것이 용돼서 올라갈라고 너들 중 하나 먹을 라고 한께 오지 말라."고 하고서. 근게 선생님 말이, 그게 보통 것이 아닌게 여드레만 학교를 오지 말라. 안 오고서 그 질목에서 그 부모가 유심들여 보고 나도 어디서서 유심이 들여 볼 텐께, 보면 내가 알께다. 그렇게 해서 집으로 와서,
"선생님이 그 성 허고 과자 주고 놀고 싶은디 여드레를 학교를 오지 말라고 하대." 하니께,
"왜 그러느냐?"
너희들 하나 오다가 실종된다고 오지 말고서는, 그 사람 비는데 가서 뭐하는 것처럼 하고서는 망을 아버지더러 보라고 어디께라고 일러주고. 부모는 한 번 데려가고 안 갔은게. 보라고 그랬어.
그래서 여드레부터는 지켜. 지켜서 본게 사람이 아니여. 하늘로 용이 될라는 구랭이여. 지키고서는 '그렇구나' 하고서는, 여드레째 될 적에, 그래서 저 건너서 본께 하늘이 빠알간 하더랴. 빨간해 가지고 안개가 자욱하게 찌더이,
"아이구."
그 이쁜 총각이,
"아이구, 하루 이틀 다 찼는디, 오들 안 허고 용은 내가 못 되고 가겠다."고 하면서 대성통곡을 하면서 우는데 보니께 뱀이더랴. 용 돼서 올라갈라고. 반절쯤 올라가다 못 올라가고, 사람을 하나 덜 먹어서 못 돼 갖고 도로 뱀이 되더랴. 그렇게 잘 먹고 잘 살았대요. (웃음) 그런게 그 사람은 알았지.
- 석봉동 유락아파트 경로당. 지복희(여,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