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덩덩 신선비
카테고리
동물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79
구렁덩덩 신선비 |
줄거리 : 장자네 집에 가 일을 해 주고 사는 할멈이 아기를 낳고 보니 구렁이였다. 장자네 집으로 장가가고 싶다고 해서 큰애기들한테 물어봤더니 큰딸과 둘째딸은 싫다고 하고 막내딸이 구렁이한테로 시집가겠다고 해서 결혼을 했는데, 첫날밤에 구렁이가 허물을 벗고 잘 생긴 남자로 변했다. 언니들이 샘을 내 그 허물을 태우자 구렁덩덩 신선비는 본처에게 가지 않고 따로 살림을 차려 살았고 본처는 오래도록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길을 나섰다. 마침내 남편을 만나게 되었는데 작은 부인과 본처 중 누구와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나막신을 신고서도 물을 흘리지 않고 잘 길어온 본처와 살게 되었다. |
인제 할마이 하나가 참 혼자 살고, 장자네 집에 가서 일해 주고 거기서 얻어다 먹고 그렇게 살더리야. 아 그러다가 우연히 배가 두둑-두둑 불러 오더리야. 아 그래 늙은이가 그러더리야. 아 그라더니 참 하루는 낳더니 구렁덩덩 참 신선비라구 구랭이를 하나 낳더리야. 그래서 인제 삿갓을 씌우구서 정지 구석에다 갖다가 앉히 놔뒀어. 그래 장자네 큰애기가 서이, 딸이 서이여(셋이다). 큰딸이 와서, "할머이, 할머이, 애기 났다더니 어쨌어요?" "방구석 니(네) 구석 정지 구석 니 구석 삿갓 덮은 데만 가 봐-라." 그래 삿갓을 쓰고 구랭이가 이렇게 본께나 혀를 낼름 낼름 하면서 고개를 끄떡끄떡하고 있더리야. "하이고, 구랭이를 나 놓고 애기 나 놨다고 하네!" 이라더리야. 또 둘째딸이 오더리야. "할머이, 할머이, 애가 났다더니 어쨌어요?" "방구석 니(네) 구석 정지 구석 니 구석 삿갓 덮은 데만 가 봐-라." 아 가서 삿갓 덮은 데를 본께 혀를 낼름 낼름하고 고개를 끄떡끄떡. "하이고, 구랭이를 나 놓고 애기 나 놨다 한다."고. 막내딸이 오더래. "할머이, 할머이, 애기 났다더니 어떻게 했어요?" "방구석 니(네) 구석 정지 구석 니 구석 삿갓 덮은 데만 가 봐-라." 그런께나, "아이고, 구렁덩덩 신선비를 나 놨네." 아 이러거덩. 좋-다고 혀를 낼름 낼름하고 고개를 끄떡끄떡. "어머이, 어머이." 불르더리야. "왜 그러-냐?" "나 장자네 집으로 장개 보내 주게. 장자네 집으로 장개 안보내 주면 한쪽 손에 칼 들고 한쪽 손에 불 들고, 나 나온 구멍으로 들어 갈라네." 아 이라더리야. 하이고 무서워서 쫓아가지. 쫓아가서, "아이고 성님, 우리 구렁덩덩이 장자네 큰애기한테로 장개 보내줘야지 안 보내 주먼 저 나온 구멍으로 한쪽 손에 칼 들고 한쪽 손에 불 들고 들어간다고 한다."고 그럭하더리야. 아 그란께 이 딸네들을 불르더리야. 큰딸을 불른께나, "너 구렁덩덩 한테로 시집갈래?" "가면 가고 말면 말지 누가 구랭이 한테로 시집을 가?" 아 또 둘째딸을 또 불르지. "너 구렁덩덩 한테로 시집갈래?" 한께, "가면 가고 말면 말지 누가 구랭이 한테로 시집을 가냐?"고 또 이라고. 인제 막내딸을 또 불렀지. "너 구렁덩덩 한테 시집 갈-래?" 한께, "어머니 아버지 명령을 어떻게 거역을 하냐?"고 그러더리야. 그래 거역을 못 한다고 한께 허락해 준 게지. 아 그래 참 시집을 갔어. 간께, "어머이, 어머이, 물 한 동이 여다 놓고 차일 쳐 놓게." 이라더리야. 인제 차일 쳐놓고 물 한동이 여다 놓고 인제 큰애기가 왔지. 온께나 장대를 휘휘 감고 올라가더리야. 인제 거 가서 절을 하더리야. 각시는 인제 땅에서 절을 하고. 그래 절을 하고 그날 첫날밤을 차맀어. 첫날밤을 차렸응께나 인제, "장물탱이(장물단지)가 어디-있나?" "장꽝에 있지, 어딨어?" "된장 종지가 어딨나?" "장꽝에 있지, 어딨어?" "여물태기가 어딨나?" "아랫 밑에 있지, 어딨어?" 장물단지 가 휘- 구르고 된장 단지가 떼굴떼굴 굴러 가지고 여물태기가 써-억 써-억 비빈께나 허물을 훌떡 벗었어. 그런께 사램으로 되아 일등신랑이여. 아 이렇게 해 가지고 있응께나 아 이눔의 가시나들이, 큰 눔의 가시나들이 또 샘이 나서 죽네, 샘이 나서. 인제 참 이 허물을 개서 줌서나 이걸 잘 간직하라고. 이 참 간직 잘 못하면 성년들한테 뺏겨서 이거 어쩌면 내 꼴도 못 볼 끼라고. 아 그래서 인제 허물을 개 가지고 동정 속에다도 넣고 치매 속에다 넣고 해도 이눔의 가시나들이, "어딨냐? 어딨냐 보자."고 자-꾸 졸라 쌓더리야. 졸라 싸도 안 비(보여) 줬는데 어떻게 찾아서 그만 불에다 쳐댔어. 아 한양 가서 장원 급제를 하고 인제 내려오다가 목이 말라서 인제 막걸리를 한 잔 먹을라고 인제 막걸리집 에 가서 막걸리를 한 잔 받아 가지고 마실란게 허물이 한쪽에서 훌훌 날아와서 그 술그릇에 가서 척 걸치더라네. '허, 집에 무슨 일 났구나.' 이럭하고 그 술도 안 먹고 그만 되루 또 서울로 올라갔어. 그래 즈 어마이하고 올라가 가지고 가서 인제 장개 들어 갖고 사네, 서울서. 석 삼 년을 지달려도 안 오네. 안 온께나 인제 아홉 폭 짜리 치매 한 폭 뜯어서 바랭 짓고 한 폭 뜯어서 고깔 짓고 한 폭 뜯어서 버선을 짓고 이래 신고 인제 나섰어. 찾아 갈라고. 그저 물어-물어 간께나 한 여남은 살 먹은 지지바(계집애)들 둘이, "후여, 두발딱딱 후여-어. 아랫 논은 ...나락 윗 논은 ...나락 구렁덩덩 신선비 장개 갈 적에 ...치고 ...친단다, 후여어." 하더래. 아 거 얄궂지. "아가, 아가, 그 소리 한 마디 더 해 봐라. 은가락지 한 짝씩 주께 해 봐-라." 인제 가락지 한 짝씩 빼서주고 한께나, "후여, 아랫... 알로 가고 웃녁... 우로 가고 아랫논은 ...나락 윗논은 ...나락 구렁덩덩신선비 장개 갈 적 ...치고 ...친단다." 이러더래. 그래, "구렁덩덩 신선비네 집이 어디-나?" "고개 고개 넘어가다 열두 고개만 넘어가 가주고 열두 대문 달린 데만 찾아가라." 그러더래. 인제 거가 가주구는 열 두 대문 달린 데가 있더리야. 한 대문 열고 두 대문 열고 시 대문 열고 다 들어가 가주고 그 그 잊어버렸네. "보살이 왔으니까 시주 좀 하시게." 한께나 중년이라서 못 준다 하더리야. 내가 중이 아니라 시주 할라고 이렇게 왔응께 좀 돌라고 이렇게 한께나 아 그 집 종이 나오더니 쌀을, "중이 와서 쌀 좀 돌래요, 마님." 그럭하더리야. "이리저리 제치고 한 말 퍽 퍼다 줘-라." 그라더랴. 참 이리저리 제치고 한 말 퍼다 받을라고 한께, "내 붜 주께, 내 붜 주께." 하더니 한 데다 주르르 들이 붓더리야. 아 그래 나무 젓가락으로 하나- 하나- 주서 담고 있응께, "네 이 중아, 모지랑 빗자루로 싹싹 쓸어담아서 썩 가거라." "시주하는 쌀은 안 그래요"(그렇게 취급하지 않는다) 그럭하고 인제 있으이 아 해가 넘어가거든. 아 좀 자고 가장께 중년이라 못 잔다 그러고 마당에서 좀 자고 가자고 그래도 중년이라 못 잔다 그러고 뜨럭에 좀 자고 가자 해도 중년이라서 못 잔다 그러더리야. 마루 밑이서 좀 자고 가잔께, "아씨, 아씨, 중이 마루 밑에 좀 자고 가재요." "자고 가래라." 인제 마루 밑에 가 있지. 마루 밑에 가 엎드려 있응께 참 보름달인께 달이 화앙창 같이 밝지. "저기 저 달은 우리 구렁덩덩 신선비를 보련마는 왜 나는 못 보는고!" 사랑에서 글을 죽죽 읽다가 뚝 그치고 있더리야. 또 한 마디 또 했어. "저기 저 달은 우리 구렁덩덩 신선비를 보련마는 왜 나는 못 보는고!" 했대. 아이, 쫓아 나오더래. 쫓아 나오더니 마루 밑을 들여다보니 참 그라고 엎드려 있거든. 서로 손목을 붙잡고 악수를 하고 인제 사랑방으로 들어갔어. 인제 들어가 가주고 인제 이 얘기- 저 얘기- 밤새도록 하고 잠도 안 자고 있다가 인제 날이 희부-윰 샌께나 그만 벽장에 들어갔어. 벽장에 들어가 있응께나 인제 세숫물 떠다 줬거든. 세수를 하고 난께 둘이 한께 꾸정하잖아? "아씨, 아씨. 서방님 세숫물이 그전에는 말갛더니 꾸정해요." "밤새도록 공부하고 담배먹고 한께나 끄실러서 그렇지." 또 그럭한께나. 또 밥을 갖다 줬거든. 밥을 갖다 준께 그전에는 참 반톨같더니(절반밖에 안 먹더니) 밥을 다 먹었거든. 둘이 먹으니까 나쁘지(모자라지)! "아씨, 아씨. 서방님이 그전에는 밥을 참 반톨 밥을 잡숫더니 밥을 다 잡쉈어요." "밤새도록 공부한께 시장한께나 그랬지." 아 이럭하구. 아 한테서 그럭하고 있다가 인자 아들(구렁덩덩 신선비)이, "어머이, 어머이. 장도 햇장이 맛나요? 묵은 장이 맛나요?" "햇장은 옅은 맛이고 묵은 장은 깊은 맛이지." 그럭하구서리 또, "사람도 큰 사람이 나서요(나아요)? 쳅(첩)이 나서요?" "첩은 얕은정이고 묵은 사람은 깊은 정이지." 그러더리야. 그래 왔다고 한께나 어디 왔냐고? 하구서 서로 붙잡고 시어마이 며느리 서로 울고불고 그럭하고 있다가 인자 작은마누라는 앞산으로, 은나무깨(은으로 된 신발), 은동우(은으로 된 물동이), 은따발이(동이를 일 때 머리 위에 놓아서 받치는 것) 이렇게 해서 앞산으로 보내고 큰마누라는 뒷산으로 옹기동우, 따발이 짚따발이 이렇게 해서 굽 높은 나무께(나막신) 신기고 그래 보냈더리야. 아 작은 마누래는 인제 은동우 은나무께 해 신고 갔어도 물을 절금절금절금 엎지르고 반 동우 이고 오고 큰마누라는 옹기동이다가 나무께도 굽 높았어도 한 방울도 안 흘리고 왔거든. 그래서 고마 작은마누라를 쫓아내고 큰마누라를 데리고 아들딸 낳고 부-자로 잘 살더리야. 끝! 내가 어제아래(그저께) 가보고 왔어! |
- 송촌동 송촌제1경로당. 임성례(여, 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