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역사문화

집의 구성 : 지붕(屋蓋)

카테고리
전통건축
작성자
대덕문화원
작성일
2025-04-07
조회
44
집의 구성 : 지붕(屋蓋)

 

지붕이란 집의 덮개로서 벽과 기둥을 보호하는 필수적인 구조 요소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자연 환경으로부터 인간의 생활을 보호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붕은 자연 환경, 재료의 선택, 문화의 차이에 따라 점차 독특하게 발전하여 왔으며 지붕을 통해 건축의 아름다운 모양을 추구하려고 애써 왔다.
우리 나라 목조건축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술은 지붕이다. 지붕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건물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지붕의 형태로는 3가지가 있다. 맞배, 우진각, 팔작이 그것이다. 맞배는 2개의 지붕면이 서로 면을 맞대고 '八'자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고, 우진각은 사면으로 기와면이 나있는 것이다. 팔작은 우진각 위에 맞배를 올려놓은 듯한 모습인데 양 측면에 3각형의 합각부분이 있고 사방으로 기와골이 만들어진 형태이다. 이 밖에 모임지붕이 있는데 육각일 때 육모지붕, 팔각일 경우 팔모지붕이라 한다. 이 모임지붕은 주로 루, 정 건축에 많이 사용된다.

'丁'자 지붕은 왕릉의 정자각에 많이 사용되며, '十'자 지붕은 루정건축에 간혹 사용된다. 솟을지붕은 향교나 반가의 솟을삼문, 행랑채의 솟을대문 사용된다. 가섭지붕은 맞배지붕 측면에 작은 눈썹 지붕처럼 만든 것인데 그리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니고 간혹 사용된다. 경북 영천의 숭열당 측면, 보령향교 동·서재, 추사고택 사랑채 등에 사용되었다. 아주 드물게 사용되는 것으로는 궁륭지붕이 있다. 우리 나라에는 지붕에 사용된 사례가 없지만 석굴암의 천장에는 사용되었다. 석굴암의 경우 안에서 보면 궁륭이지만 밖에서 보면 전혀 볼 수가 없다.

지붕의 볼륨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부재는 서까래와 추녀이다. 서까래는 긴 서까래(長椽)와 짧은 서까래(短椽)로 나누어진다. 장연은 지붕 끝으로 이어져 처마를 만들고 단연은 중심부에 높이 솟아 용마루를 형성한다. 작은 건물의 경우 하나의 서까래로 용마루에서 처마까지 덮을 수 있지만 조금 큰 건물에서는 장연과 단연을 쓴다. 이때 장연과 단연의 물매(기울기)를 달리하여 전체적인 조형과 지붕선을 만들게 된다. 장연의 물매는 단연보다 완만하게 하고 이 두 개의 서까래가 만나는 부분에는 적심재와 알매 흙으로 채워 곡선을 만든다. 건물의 측면이 짧을 때는 단연의 물매를 조금 급하게 하고 측면이 길 때는 는 단연의 물매를 조금 완만하게 해야 건물의 상분과 하분의 비례가 아름답다. 장연을 걸때는 기둥을 중심으로 안팍의 길이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대개 처마의 길이만큼 안길이가 되어야 잘 맞는 균형이지만 이보다는 안쪽을 조금 길게 한다. 만약 바깥쪽이 길면 무게가 맞지 않아 지붕이 위로 들리는 경우가 생긴다. 안쪽을 조금 길게 하는 것은 추녀가 밖으로 많이 빠져 나오기 때문에 이 무게를 감안하여 장연의 안쪽을 조금 길게 해두는 것이다. 장연을 걸때는 주심도리에 고정시키기 위하여 서까래 못을 하나씩 박아둔다. 서까래와 서까래의 간격은 약 1자 정도로 한다. 처마를 장식적으로 보이고, 길게 빼기 위하여 서까래 끝에 덧서까래(浮椽)를 달기도 한다. 주택에서는 부연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지만 규모가 큰 사찰이나 궁궐 건축에서는 부연을 다는 경우가 많다. 처마의 길이는 기둥 하단에서 밖으로 약 30도 선에 처마 끝이 닫도록 만든다. 중부지방 춘, 추분 정오를 기준으로 볼 때 이 정도 처마 길이면 햇빛이 마루 끝 부분에 닫게 된다. 따라서 햇빛이 동지 때는 마루 깊숙이 들고, 하지 때는 기단까지 가려 추운 날씨와 더운 날씨에 적응 할 수 있게 된다. 햇빛의 고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기둥 높이가 높으면 처마 길이가 좀더 길어진다. 이때 부연으로 길게 만드는데 아무리 길어도 부연은 천체 처마 길이의 ⅓로 한정시킨다.

우리 나라 목조건축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술은 지붕이다. 지붕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건물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붕의 아름다움은 용마루선, 추녀선, 처마선을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것에 달려 있는데 여기에는 착시현상을 고려한 인간의 심성을 최대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이 지붕선은 한국 건축의 성격을 결정하는 관건이 되기도 한다. 특히 처마선이 모서리 부분에서 밖으로 빠지며 위로 치켜 올라가는 3차원적인 선은 중국이나 일본 장인들이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우리만의 기술이다. 반면 중국과 일본의 지붕선은 밑에서 쳐다보기만 해도 간단히 흉내낼 수 있다. 처마선이 만들어 내는 안허리와 추녀가 만들어 내는 앙곡은 추녀와 서까래를 미리 계획하지 않으며 안된다. 이를 위하여 가장 먼저 정하는 것이 추녀의 휘어진 높이이다. 건물의 형태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추녀높이가 맞춰지면 각각 길이가 다른 서까래를 부챗살처럼 끼워 안허리선을 만들어 간다.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은 결국 이 선이 결정하게 된다. 끝나지 않고 이어질 듯 하면서 무한한 공간을 감싸안는 자연스런 지붕선은 대목이 익혀야 할 마지막 기술이다.

기단이 地(口)로서 '음'(一)이라면 지붕은 天(○)으로 '양'(十)이다. 지붕에 취두(鷲頭)와 치미가 있는 것은 집을 하나의 새(鳥)라고 생각한 것이며 새는 약동, 성장을 상징한다. 옛 사람들은 새는 하늘에 사는 신의 세계와 과 인간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물로 생각했다. 새는 하늘과 땅을 자유로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새에게 중재자의 역할을 의뢰했고 인간은 이를 통하여 소망을 성취하려 했던 것이다.